세상에서 가장 선량한 사람도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잔인하게 굴 수 있다

사람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

 

전통적인 성 관념을 뒤엎는

발랄한 전복부터

관계의 이면을 섬세히 더듬는

은밀한 손길까지

 

이미 익숙해진 것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할 감성의 조각

 

 



언제고 기회가 온다면, 포근하게 세상을 덮어 햇살에 곱게 반짝이다가도 얼어붙으면 손을 베이는 한겨울 눈밭처럼 예민하고 불안정하고 사납고 발랄하고 덜 여물어 더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많이 그리고 싶다.

- 작가의 말

 

보편적이지 않은 시각으로 남과 여, 사람과 사랑을 다룬 이야기들을 엮은 작품집이다.
작품집 초반은 어른들만 마시는 커피의 비밀, 여인들만 살아서 때가 되면 소년들이 차원을 건너 나타나는 마을,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자라는 보석 인형, 둘이 아니라 셋이서 아이를 낳는 사회 등 현실과 다른 법칙으로 돌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이 어른이 되기 위해 치르는 대가, 아픔과 상실을 다른 세상에 빗대어 끄집어내는 아름답고 보석 같은 작품들이다. 작품집 후반 또한 안드로이드외계인이 연인으로 등장하거나 이 배경인 이야기도 있지만, 외연을 벗기고 보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의 아픈 이면들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들이다.


사람에 지치고 사랑에 아프고 남들과 다르단 느낌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박애진의 작품집은 어쩌면 가장 아픈 곳을 들추고 드러내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작품집을 읽고 그 안의 인물들과 함께하고 덮는 순간 드러냈기에 치유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


지은이 _ 박애진

 

이 작품집에 실린 가장 오래된 단편을 쓸 때만 해도, 출간만 하면 베스트셀러에 올라, 밀리언셀러를 찍고, 스테디셀러로 남을 줄 알았다. 당시 내 예상보다 훨씬 늦은 2007년에 누군가를 만났어선물4편 수록하며 이후 몇 단편선에 글을 싣고 장편 지우전; 모두 나를 칼이라 했다부엉이 소녀 욜란드를 썼다.

공동단편선 6권과 장편 2권에 이어, 지난 십 수 년간 써 거울에 발표하거나 하드에 봉인해뒀던 단편 중 달콤쌉싸름한 연애담에 가까운 단편으로 오롯이 내 단편선을 내는 지금, 베스트셀러는커녕 초판을 소화하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꾸준히 책은 나온다고 위안하며 집이라 쓰고 책창고라 읽는 곳에 작은 잠자리와 글 쓰고 그림 그릴 책상 둘 곳은 마련해 산다. 화장실에 가느라 책 사이를 게걸음으로 뚫을 때마다 정규 교육을 16년이나 받는 동안 누구도 책상은 화장실 앞에 두라고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다. 그래도 나는 나 좋다고 이렇게 산다지만, 얼결에 내 인생에 엮인 고양이 두 마리는 무슨 죄인가. 인터넷 어디선가 본 글에 따르면, 작가/화가/음악가 통칭해서 예술가는 팬 1000명만 있으면 먹고는 산다니 부디 1000명만 이 책을 보아주길……. 고양이들에게 희망을.


목차

 

어른들은 왜 커피를 마시지? 007   - 16살이 되면 커피포트를 선물받고, 어른들은 항상 방에서 혼자 커피를 마신다.

짝짓기 033                     여자들만 사는 마을. , 이거? 하늘에서 소년이 떨어지면 받으려구.”

완전한 결합 167              -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 사람이 함께 관계를 가져야만 하는 세상

나의 사랑스러웠던 인형 네므 105   - 평생 딱 한번 가질 수 있는 어린이의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 어른이 되면..

나만의 연인 141              - 맞춤형 애인 안드로이드

조화造化 195                  - 첫 오프라인 정모의 좌절

낙원 271                        - 실연당한 뒤 폐허가 된 지구에서 남은 것들을 수집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이번엔 외계인이냐 317     - 뱀파이어나 인어에 이어서 이번엔 외계인이냐며

 

해설 네 그림으로 너를 감췄지 384

작가의 말 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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