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작소개

15 : 데스매치로 속죄하라-국회의사당 학살사건(손지상)

온우주출판사 2015. 7. 28. 23:14


타파스(tapas)라는 말이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을 가해 악업을 상쇄시키는 행위를 말하는데, 데스매치는 세속적인 타파스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종류의 폭력으로 연주한 Funk

, , 쓰리,

Funk 모든 악기가 드럼이 된 양 자유로이 박자를 쪼개고 즐기다가, ‘에서 모두 함께 하나가 되어 박자를 맞춘다.


프로레슬러 출신의 신흥종교 교주 장백산은 제자인 상류층 부인들을 통해 알게 된 대한민국의 비리와 억압을 속죄하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는 마침내 국회의사당에 테러를 가해 국회의원 전원을 살해하고, 기자인 '나'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진실을 파헤친다.






나는 관상을 보듯이 글을 본다.

그 사람의 얼굴에 새겨진 보조개나 눈가의 주름처럼 글에는 사람의 지문이 묻어서 그 문장과 행간을 통해 그 작가의 표정을 읽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이 손지상이라는 작가의 글에서 나타난 관상은 어떠하냐. 작가를 꽤나 닮았지 싶다. 독선적이고 신경질적이며 폭발적이다. 그러나 그 폭력이 위선으로 꼭꼭 숨겨진, 물밑에서 덤벼들길 기다리는 음험함이 없는지라. 독자로서 하여금 오히려 일종의 상쾌함마저 느끼게 만들 정도로 질주감이 있다.

 

그 폭력의 양태는 남성의 그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남성성의 전시는 바바리맨과 같이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상징물의 무력함과 덧없음을 들춰내기 위한 작업이었다.

 

회의주의자의 시대다. 참으로 따분한 노릇이지만 회의주의자의 시대다. 하나의 저항을 하나의 유치함으로 인식하는 불감증의 세대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데스매치로 속죄하라>가 품고 있는 폭력이 책 밖으로 튀어나와 이 한심한 세상의 뒤통수를 한번 세게 갈겨줌으로써 우리가 마주한 그 불감증이 무엇인지 알게 되기를.  

-dcdc, 추천사





지은이 _ 손지상

2007년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에 첫 단편 <인간돼지> 주간 우수상

2009<당신의 를 삽니다>문장장르 연간 최우수상

네이버캐스트 <괴수가 나타났다> <패어웰, 마이셀프> 게재

2013문장우수상 단편집 <당신의 를 삽니다> 출간

2014년 단편집 <스쿨 하프보일드> 출간

 

무규칙이종장르대결 팟캐스트 <크로스카운터>오프닝 효과음으로 활동.

어느 매체에나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스토리 작법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



목차

 

여고생 고기 

개목걸이를 차고 여고생 교복을 입은 나는 고객인 남자가 입맛을 다시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이 남자는 나를 먹을 것이다.



인어의 유혹 

“노인장, 그럼 내가 진정한 사내가 아니란 말이오?”

“그걸 누가 알겠나! 시험해 보지도 않았는데. 시험해서 인어를

얻으면 좋지만, 못 얻으면 어쩔 셈인가? 

인어는 불경스러운 족속이지. 신의 버림을 받아도 좋은가?”



그녀와 애국청년의 원데이 온리 블러디매서커 

왜 번듯한 직장이 생기지 않는 걸까?

뭐가 문제일까?

이렇게 노력한 내 탓일 리가 없어.

젊은 애국자를 착취하는 사회가 문제다. 권력자가 문제다. 

득권이 문제다. 재벌가가 문제다.

돈 아끼려고 외국인에게 직업을 퍼다 주는 놈들. 매국노들.



지문과 커피 

나는 커피를 잘 끓인다. 누구나 맛보고 나면 어떤 원두를 썼는지 

어떻게 우려냈는지 이게 더치커피는 아닌지

여러 가지를 물어보며 비결을 캐내려 하는데 나는 그 질문에 모두 아니라고 대답한다. 

커피 잘 끓이는 비결을 알려 준 사람은 카페 <빅>의 주인아저씨였는데 

이름대로 ‘빅’한 사람이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다.

아저씨에 대한 기억과 아저씨가 내게 해준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다 듣고 나면 당신도 맛있는 커피의 비결을 깨닫게 될 지도 모른다.



데스매치로 속죄하라 - 국회의사당 학살사건 

온갖 억측과 음모론, 속보, 엉터리 정보는 진실을 가리고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문제를 맞닥뜨리면, 지성과 논리가 아닌 감정에 의지하곤 한다.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동물적인 본능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한다.

나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그 어느 때보다 ‘정보’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아기 

“갑자기 무슨 소리야?”

“수영이가 아기를 안고 있었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자리에 앉아.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정해. 

무슨 아기를 안고 있었다는 말이야. 그냥 인형이었어. 인형.”

“인형?”

“그래, 인형. 그것도 수영이가 혼자서 만든 인형이었잖아. 

손바느질해서 만든 인형.”



학원기숙사 일족 

 “교정당한 아이들은 수능시험이나 수시를 망치는 일 없이, 

키는 대로 공부를 하게 되는 거야. 말 그대로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가축이 되는 거지. 

그런 애들은 시험에 대한 고민도 불안도 없어. 사춘기도 없고. 

아무 문제 없이 효율 좋게 공부하는 거야.

그래서 실력으로 얼마든지 명문대에 입학하게 되지. 

설령 타고난 머리가 나빠도, 인맥으로 다 붙여줘."


추천사 단두정전斷頭正傳 

작가의 말